씨앗: 1,500만원 기준은 연금계좌에서 받는 돈만 셉니다
이 글은 국민연금을 받으면서 연금저축이나 IRP에서도 연금을 받기 시작한 60대 독자를 위한 글입니다. 연금을 받을 때 붙는 세금을 소득세, 지방소득세, 종합과세 여부로 나누어 설명한 글은 이미 여럿 있습니다. 하지만 두 종류의 연금을 함께 받는 분들이 자주 묻는 질문에 직접 답한 글은 드뭅니다. 그 질문은 사적연금 연 1,500만원 기준을 따질 때 국민연금 수령액도 더해야 하는가입니다. 이 글의 답은 더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현행 소득세법은 연금소득을 공적연금소득과 사적연금소득으로 나누어 과세합니다. 1,500만원 분리과세 기준은 연금계좌에서 받는 사적연금 가운데 세액공제를 받은 납입액과 운용수익을 재원으로 한 연금수령분에만 적용됩니다. 이 기준은 2024년 1월 1일 이후 수령분부터 종전 1,200만원에서 1,500만원으로 올라 적용되고 있습니다. 연도별 구체적인 과세 기준과 개정 내용은 국세청 연금 세제 안내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합산하지 않는다는 말이 국민연금에 세금이 없다는 뜻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국민연금은 1,500만원 기준과는 별개로 원천징수와 연말정산이라는 자체 정산 경로를 따릅니다. 따라서 이 기준은 두 연금의 세금을 하나로 합쳐 계산하는 문턱이 아닙니다. 연금계좌에서 받는 돈에 분리과세를 선택할 수 있는지를 가르는 문턱으로 이해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심기: 받는 연금을 세 갈래로 나누어 과세 위치를 확인합니다
두 연금을 함께 받는 분은 먼저 수령액을 재원별로 세 갈래로 나누어야 합니다. 첫째 갈래는 국민연금 같은 공적연금이며, 2002년 이후 납입분을 기초로 한 부분이 과세 대상이 됩니다. 지급 기관은 매달 간이세액표에 따라 세금을 원천징수하고, 다음 해 1월 연금소득 연말정산으로 한 해 세금을 정산합니다. 본인의 지급액과 원천징수 내역은 국민연금공단에서 조회하실 수 있습니다.
둘째 갈래는 연금계좌로 옮긴 퇴직금을 연금으로 받는 부분입니다. 이 부분에는 연금소득세 대신, 원래 내야 할 퇴직소득세를 줄여 내는 분리과세가 적용됩니다. 연금 실제 수령 연차가 10년 이하인 동안은 퇴직소득세의 70%를, 10년을 넘긴 뒤부터는 60%를 냅니다. 셋째 갈래는 세액공제를 받은 납입액과 운용수익에서 나오는 사적연금이며, 1,500만원 기준은 이 셋째 갈래에만 적용됩니다. 세 갈래의 차이는 다음과 같습니다.
- 공적연금(국민연금 등): 매월 원천징수한 뒤 1월 연말정산으로 정산합니다. 1,500만원 기준 계산에는 들어가지 않습니다.
- 퇴직금 재원 연금: 퇴직소득세의 70% 또는 60%로 분리과세됩니다. 1,500만원 기준 계산에서도 빠집니다.
- 세액공제 납입액·운용수익 재원 연금: 나이에 따라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3.3~5.5%로 원천징수됩니다. 1,500만원 기준은 이 금액만으로 판단합니다.
세액공제를 받지 않은 납입 원금은 꺼내도 과세되지 않으므로 세 갈래 어디에도 넣지 않습니다. 의료 목적이나 법에서 정한 부득이한 사유로 인출한 금액도 1,500만원 기준 계산에서 빠집니다. 또 연금수령 요건을 갖추지 못해 연금외수령으로 처리된 금액은 기타소득으로 분리과세되므로, 연금소득 기준인 1,500만원 계산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한 계좌 안에 여러 재원이 섞여 있을 때는 어떤 돈이 먼저 나가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연금계좌에서 돈을 꺼낼 때는 과세하지 않는 원금, 퇴직금 재원, 세액공제 납입액과 운용수익의 순서로 인출된 것으로 봅니다. 그래서 같은 계좌에서 같은 금액을 받더라도 수령 초기에는 셋째 갈래 금액이 적게 잡히고, 앞선 재원이 모두 소진된 뒤에는 수령액 전부가 셋째 갈래로 잡힐 수 있습니다.
기르기: 해마다 연금계좌 수령액을 점검하는 순서
셋째 갈래에 적용되는 원천징수 세율은 연금을 받는 날의 나이로 정해집니다.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70세 미만은 5.5%, 70세 이상 80세 미만은 4.4%, 80세 이상은 3.3%입니다. 종신형으로 받는 연금에는 4.4%가 적용되고, 나이 요건과 종신형 요건을 함께 갖추면 둘 중 낮은 세율이 적용됩니다. 그래서 같은 금액을 받더라도 나이와 수령 방식에 따라 원천징수액이 달라집니다.
세율 기준이 되는 나이는 해가 아니라 수령일을 기준으로 따집니다. 예를 들어 70세가 되는 해에는 생일 이전 수령분에 5.5%가, 이후 수령분에 4.4%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반면 1,500만원 기준은 1월부터 12월까지 한 해 동안 받은 셋째 갈래 금액의 합계로 판단합니다. 세율은 건별로, 기준 판단은 연간 합계로 이루어진다는 점을 구분해 두면 점검이 수월해집니다.
수령 계획을 세우거나 해가 바뀔 때는 다음 순서로 점검하면 됩니다.
- 연금계좌별로 올해 받을 예정 금액을 금융회사의 연금수령 내역에서 재원별로 확인합니다.
- 퇴직금 재원, 세액공제를 받지 않은 원금, 의료 목적 인출액을 빼고 셋째 갈래 금액만 남깁니다.
- 남은 금액은 계좌별이 아니라 본인 명의의 모든 연금계좌를 합한 금액으로 판단합니다.
- 합계가 1,500만원 이하인지 확인하고, 넘을 것 같으면 수령 시기를 나누는 방안을 검토합니다.
- 국민연금 연금소득 원천징수영수증은 다른 종합소득이 생길 때를 대비해 보관합니다.
점검 목록의 셋째 항목이 중요한 이유는 금융회사가 자기 회사 계좌의 수령액만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연금저축과 IRP를 서로 다른 금융회사에 두었다면 각 회사의 내역은 기준 아래로 보이더라도 합계는 기준을 넘을 수 있습니다. 이 합계를 확인하는 일은 수령자 본인의 몫입니다.
연금저축을 펀드나 ETF로 운용하는 경우 운용수익이 커질수록 셋째 갈래 금액도 늘어납니다. 운용 상품에 관한 일반 정보는 증권 분야 글에서 참고하실 수 있습니다. 이 글은 특정 상품의 가입이나 매수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거두기: 1,500만원을 넘었는지에 따라 달라지는 신고 결과
셋째 갈래 합계가 1,500만원 이하이면 원천징수만으로 납세를 마치는 분리과세를 선택할 수 있으며, 원하면 종합과세를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이때 국민연금은 1월 연말정산으로 정산이 끝납니다. 사업소득이나 임대소득 같은 다른 종합소득이 없으면 5월 종합소득세 신고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반대로 다른 종합소득이 있으면 국민연금 소득도 합산해 5월에 신고해야 합니다.
셋째 갈래 합계가 1,500만원을 넘으면 초과분만이 아니라 전액을 대상으로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합니다. 하나는 종합과세이고, 다른 하나는 16.5% 세율의 분리과세입니다. 종합과세를 선택하면 사적연금과 국민연금 소득을 합산해 연금소득공제를 적용한 뒤 누진세율로 세금을 계산합니다. 따라서 국민연금 수령액이 크거나 다른 소득이 있으면 적용 세율 구간이 올라갈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 유리한지는 개인의 전체 소득에 따라 달라지므로 신고 전에 두 방식의 세액을 모두 계산해 비교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어느 방식을 고르든 수령할 때 이미 원천징수된 세금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종합과세를 선택하면 원천징수된 세액이 이미 낸 세금으로 차감되어 최종 세액과의 차이만 더 내거나 돌려받습니다. 즉 국민연금이 1,500만원 기준에는 들어가지 않더라도, 종합과세를 선택하는 순간 세율을 정하는 소득 합계에는 들어간다는 점이 이 질문의 핵심 구분입니다.
가상 계산 예시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65세 독자가 한 해 동안 국민연금 1,200만원을 받습니다. 같은 해 연금저축에서 세액공제 재원 1,400만원을, IRP에서 퇴직금 재원 1,000만원을 받습니다. 받는 연금은 모두 3,600만원이지만 1,500만원 기준으로 판단하는 금액은 1,400만원뿐입니다. 이 1,400만원에는 5.5%가 원천징수되어 77만원의 세금이 생기고, 분리과세를 선택하면 여기서 과세가 끝납니다. 국민연금은 연말정산으로, 퇴직금 재원 연금은 퇴직소득세 분리과세로 각각 정산됩니다. 만약 같은 독자가 연금저축에서 더 많이 받아 셋째 갈래 합계가 1,500만원을 넘었다면, 그때부터는 국민연금까지 합산한 종합과세와 16.5% 분리과세를 비교해야 합니다. 이 숫자는 이해를 돕기 위해 가정한 것이며 실제 세액은 개인의 사정에 따라 달라집니다.
이 글은 2026년 10월 현재 시행 중인 기준을 바탕으로 쓴 것입니다. 세법은 해마다 개정될 수 있으므로 실제로 신고하기 전에는 그해 기준을 다시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